워홀이라면 쉐어하우스로

8개월간의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지 3주가량 지났다.

인생이 아쉬움의 연속이지만 돌아보면서 이건 잘했다 싶은게 쉐어하우스로 이사한 것이다. 워홀 가기 전 까지만해도 한번쯤은 혼자 살아보고 싶었고 또 혼자 살았을때 나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원룸을 구해서 들어갔고 침대나 책상같은 가구들을 모두 구입하고 음식도 혼자 해먹고 재미있었다. 계약금이나 가구를 사는 그런 비용은 한국에서 대충 생각하고 갔기 때문에 지출은 어느정도 감수하였다.

한가지 예상하지 못한것이 일단 공과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고 일본은 거의 모든 알바가 시프트제도라 풀타임이 아니었다. 그래서 월세를 내기 위해서는 알바를 두개 하거나 풀타임 알바를 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난 풀타임 알바를 골랐고 선택에 약간의 제한사항이 있었다(이건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공방을 다녀야 하는데 그 비용을 계산에서 빼먹었었다. 물론 절약해서 사용하면 만엔정도 남기게 생활 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돈이 빠듯하다는게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되었었다. 그래서 쉐어하우스로 옮기고 그 남은 돈으로 공방을 한타임 더 등록하기로 했다. 단순히 돈을 아끼자는 의미도 있었지만 옮기면서 제일 기대했던 부분은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살면서 일본어를 더 많이 사용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더 기대되긴 했었다.

집앞에서 본 스카이트리

그 당시 살고있던 지역이 맘에 들어서 집 근처로 알아보다가 괜찮은 곳이 있어서 그 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옮기고 나서 처음부터 쉐어하우스로 들어갈껄이라는 후회가 들었다. 사람들도 너무 좋았고 내가 일본어를 쓸 기회도 훨씬 많아졌다. 그리고 처음부터 쉐어하우스로 들어왔다면 돈도 많이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같이 일하던 분도 쉐어하우스에서 살고있었는데 그 분은 다른 사람들이랑 아예 교류가 없다고 하는 것을 보니 쉐어하우스마다 분위기가 많이 다른 것 같긴 했다. 내가 살던 쉐어하우스는 거의 대부분이 일본사람이었고(중국인 1명, 홍콩인 1명, 한국인 나 포함 2명을 제외하고는 8명이 일본인) 다들 잠깐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살고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쉐어하우스에 컨셉이 있어서 런닝을 주기적으로 같이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사람들 사귀기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결론적으로 혼자 5달동안 살았던 것보다 쉐어하우스에서 3달동안 살았던게 더 즐거웠고 기억에도 많이 남았던 것 같다. 물론 쉐어하우스도 단점이 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들이 있다보니 조금 더러울 때도 있고 잘못하면 내 물건이 없어질 때도 있을 수 있고(예를들어 우산이라던지… 우산이라던지…) 그런것들을 못견디는 사람들은 힘들겠지만 나는 좀 무딘편인건가… 아무튼 잘 살았다.

사실 해외에서 아무것도 없이 가면 친구 사귀기도 어려운데 그런것도 좋았고…

워홀이라면 쉐어하우스 추천!

귀국 날짜가 정해지다.

위킹홀리데이 귀국 날짜가 정해지면서 뭔가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다시 열어본다.

2019년 9월 16일 일본으로 와서 아무것도 없는 방에 책상, 의자, 침대 등등 사서 집 모양을 갖추고 생활하다가 2020년 2월 쉐어하우스로 이사, 2020년 5월 21일 귀국하기로 결정

일본에 오려고 할때는 ‘이시국’,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인생이 참 맘대로 되는게 없다는 것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물론, 코로나도 무시하고 계속 일본에 있을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만 컨디션이 안좋아도 ‘혹시 코로나인가?’하는 불안감, 여행이나 밖에 나가기도 애매하고, 빠르게 진정될 것 같지 않은 일본 상황 등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빨리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워킹홀리데이에 관해서는 기록이 거의 없다. 그러나 왜 워킹홀리데이를 오고싶었는지 지금은 그 목적은 다 달성했는지 회고해보기로 했다. 먼저 워킹홀리데이를 가고싶었던 이유

  • 단순히 해외에서 살고싶음
  • 27년동안 가족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혼자서 사는 모습은 내가 어떤지 확인하고 싶음
  • 개인적으로는 가족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서 혼자 살면서 강한 멘탈을 가지고싶었음
  • 일본으로 온 이유는 가죽공예를 배우고 싶어서

크게 보면 이렇게 4가지 이유였다. 사실 일본으로 정해지기 전에는 컴퓨터 공부를 하니까 영어권으로 가고싶었고 영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죽공예를 만나게 되면서 일본으로 갑자기 바꾸게 되었고 그렇게 6개월정도 준비하고 일본에 오게 되었다. 19년 9월 16일부터 20년 4월 25일까지 7개월동안 지냈던 것을 바탕으로 생각해보았다.

먼저 단순히 해외에서 살고싶다는 목적은 달성. 두번째로 혼자서 사는 모습이 궁금했는데 생각보다는 사람답게(?) 살아서 의외였다. 혼자 살면 밥하기도 귀찮아서 맨날 라면먹고 그럴 것 같았는데 의외로 요리 욕심도 생기고 정리도 하게되고 그랬던 것 같다. 아무래도 혼자 사니까 혼자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 더 강해져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세번째로는 강한 멘탈이나 도전정신 뭐 대충 그런것들을 키우고 싶었는데 이건 좀 잘 안됐던 것 같다. 일본어가 부족해서 한국 회사를 찾았고 그런 이유로 일본인 친구는 하나도 사귀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공방을 다니기 위해서 생활비와 공방 수업비가 정기적으로 필요했고 시프트제인 일본 아르바이트보다 풀타임 아르바이트인 한국회사를 갔던게 차라리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가죽공예를 배우고싶다는 목표는 절반의 달성인 것 같다. 가죽공예는 Designer Leathers GO라는 이름을 가진 공방에서 배우기 시작했고 GO선생님은 장인이시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3개월정도를 도구 연마하는데 할애했고 그 다음 2달동안 칼케이스, 목타케이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대패 케이스를 만드는 도중에 코로나 때문에 공방은 쉬게되었고 그 이후에 귀국이 결정되었다. 선생님께 부탁해 6번정도 수업을 듣게 되었지만 너무너무 아쉽다. 다음에 돈 많이벌어서 꼭 숏텀으로 오고싶다.

위에서 워킹홀리데이를 가고싶었던 4가지 이유 말고 생활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너무너무 많다. 아쉬웠던 것은 내가 잘 못했다는 뜻이 아닐까… 어쨌든 한국으로 돌아가고 새로운 일을 찾고 다시 한국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는데 지금부터 그것도 걱정이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일단 다시 컴퓨터 공부 하면서 감을 찾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한국가서 2주 격리기간동안에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